목줄이 빠진 순간, 발목과 손가락을 물리고 3주 넘게 병원을 다녀야 했습니다. 부산에서 실제로 발생한 개 물림 사고 이야기입니다. 저도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 사건을 접했을 때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언제든 저한테도 생길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목줄 관리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꿉니다
24kg 믹스견을 키우는 견주가 산책을 마치고 오피스텔로 돌아오던 중이었습니다. 같은 건물에 살던 말라뮤트 견주와 출입구에서 마주쳤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가 터졌습니다. 말라뮤트가 흥분하면서 몸부림치다 목줄이 빠져버린 겁니다. 피해 견주는 자신의 반려견을 몸 뒤로 감추려 했지만 발목을 물렸고, 손으로 떼어내려다 손가락과 손목까지 물렸습니다. 결국 주변 사람들이 119에 신고했고 피해자는 3주 이상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목줄 관리입니다. 헐겁게 채워진 목줄 하나가 이 모든 사고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도 산책 중에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겪어봤습니다. 맞은편에서 강아지가 오는 게 보이면 저는 아이를 안아서 뒤돌아서거나 아예 길을 바꿔버립니다. 우리 집 아이들도 위협을 받으면 입질을 하거든요. 그래서 애초에 자극 자체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관리합니다. 그게 책임감 있는 견주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반려견 행동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반응성(reactivity)이라고 부릅니다. 반응성이란 특정 자극에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행동 성향을 말하는데, 말라뮤트처럼 평소에도 다른 개를 향해 달려드는 성향을 보였다면 이미 반응성이 높은 개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개일수록 목줄 장력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목줄 장력이란 목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정도를 뜻하며, 줄이 헐거우면 개가 순간적으로 빠져나올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국내 동물보호법 제13조에 따르면 반려견을 동반하여 외출할 때는 목줄 등 안전장치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맹견의 경우 입마개 착용도 의무입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제가 시골이나 지방 소도시를 가면 줄 없이 아이를 산책시키는 견주를 아직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그분들한테 아이 좀 잡아달라고 말하면 돌아오는 대답이 항상 똑같습니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식은땀이 납니다.
견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산책 안전 수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목줄은 항상 팽팽하지 않되, 빠지지 않도록 적정 장력을 유지할 것
- 반응성이 높은 개는 외출 시 하네스(가슴줄)와 목줄을 이중으로 착용할 것
- 엘리베이터, 출입구 등 협소한 공간에서는 반드시 짧게 줄을 잡고 한쪽에 대기할 것
- 목줄 산책이 어렵거나 스트레스 해소가 걱정된다면 반려견 놀이터(도그 파크)를 적극 활용할 것
견주 책임과 과실치상, 법적으로 어떻게 다뤄질까
사고 이후가 더 문제였습니다. 가해 견주는 병원비 보상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100% 과실은 없다, 교통사고도 100대 0은 없다"라며 책임을 나누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법조계에서는 교통사고에서도 100대 0 과실이 인정되는 사례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 개 물림 사고 역시 민사소송 1심에서 가해 견주의 전적인 과실이 인정됐습니다.
형사 측면에서는 과실치상죄가 적용됐습니다. 과실치상죄란 고의는 없었지만 부주의로 인해 타인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 적용되는 죄목으로, 형법 제266조에 근거합니다. 가해 견주에게는 벌금 15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피해자는 추가로 민사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인데, 손가락에 염증이 생겨 손톱이 빠지는 등 상해가 심각했고, 사고 후 정신적 적응 장애 진단까지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정신적 적응 장애란 외상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 이후 감정적, 행동적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사고 트라우마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 상태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말라뮤트와 다시 마주쳤을 때 가해 견주가 개에게 "물어! 물어!"라고 외치며 위협한 사건까지 더해졌으니,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저는 제일 화가 났습니다. 사고를 낸 것도 억울한데 같은 건물에서 그런 식으로 보복 위협을 받아야 했다는 게 정말 납득이 안 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치료비 문제가 아니라, 매일 마주칠 수 있는 공간에서 안전을 위협받은 겁니다. 이런 상황이 다른 이웃에게도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가 고소를 결심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안전사고 중 개 물림 사고의 비중이 매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피해의 상당수가 목줄 이탈이나 미착용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제가 직접 봐왔던 현장들을 떠올리면 이 통계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압니다.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반려견이 가족 같은 존재라는 건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가족을 지키는 방법은 무조건 감싸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예절 교육과 안전 관리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줄을 짧게 잡고, 산책 중에 다른 개가 보이면 거리를 두고, 공격성이 있는 개라면 입마개와 이중 줄을 착용하는 것, 이 기본들이 쌓여야 내 아이도, 이웃도 안전합니다. 이 사건이 그 기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법적 판단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