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성격의 절반은 견주가 만든다는 사실,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선천적 기질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후천적 환경과 견주의 행동이 그 기질을 어떤 방향으로 굳히느냐를 결정짓습니다. 저는 두 마리를 키우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했고, 그 결과가 두 아이의 성격 차이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강아지 성격, 타고난 것과 만들어지는 것 사이
강아지 성격 형성에 관해서는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현재 동물 행동학(Animal Behavior)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견해입니다. 여기서 동물 행동학이란, 동물의 행동 패턴과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으로, 반려동물 훈련의 이론적 기반이 됩니다.
태어날 때부터 예민하거나 활발한 기질을 타고나는 아이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질이 '불안'으로 굳을지, '호기심'으로 발전할지는 환경이 결정합니다. 실제로 어미 개의 성격을 새끼들이 닮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유전적 요인만이 아니라 어미와 함께 생활하며 어미의 반응 방식을 학습하는 관찰 학습(Observational Learning)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관찰 학습이란 타인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면서 특정 반응 패턴을 익히는 방식으로, 강아지가 보호자의 행동 양식을 그대로 흡수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이것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첫째 아이는 분명 예민한 기질을 타고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예민함을 다독이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자극을 더 쌓는 방향으로 키웠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진 아이를 억지로 붙잡아 훈련시키고, 자고 있는 아이를 귀엽다는 이유로 번쩍 안아 올리고, 간식을 먹는 도중에 빼앗는 장난을 서슴없이 했습니다. 가족마다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대하다 보니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는 환경 속에 놓였습니다. 그 결과 특정 말이나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이가 됐습니다.
강아지의 기질별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에 대한 반응을 기준으로 보면 대략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먼저 다가가 꼬리를 흔들고 눈을 맞추는 적극적인 외향형
- 상대방이 먼저 다가오면 반응하지만 먼저 나서지는 않는 중간형
-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숨거나 뒤로 물러서는 내향·불안형
이 유형이 타고난 것이라 해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불안형 아이가 서서히 편안해질 수도, 반대로 중간형 아이가 불안형으로 굳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이 딱 후자였습니다.
견주 행동이 만드는 감정 전이와 문제 해결 능력
강아지 훈련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 개념이 바로 감정 전이(Emotional Contagion)입니다. 감정 전이란 한 개체의 감정 상태가 다른 개체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유사한 감정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사람도 슬픈 사람 옆에 있으면 덩달아 가라앉는 경험을 하지만, 강아지는 이 감정 전이 능력이 훨씬 예민하게 발달해 있습니다.
특히 푸들은 견종 중에서도 감정 전이 능력이 뛰어나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똑똑한 견종이 보호자의 감정을 읽는 데 그 지능을 쓰기 때문인데, 보호자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해지고, 보호자가 예민하면 아이도 예민해집니다. 실제로 보호자 가족에 큰 슬픔이 생긴 뒤 배변 실수가 늘고 짖음이 심해진 사례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직접 겪어보니, 제가 지쳐서 퇴근했던 날 저녁에 첫째 아이가 유독 흥분해서 컨트롤이 안 됐던 기억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동물 보호에 관한 연구에서도 보호자의 스트레스 수준과 반려견의 코르티솔(Cortisol) 농도가 연동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코르티솔이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으면 불안 행동이 증가합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종합계획). 보호자의 심신 상태가 안정적이어야 반려견도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단순한 감각적 이야기가 아니라 생리적으로 연결된 사실입니다.
또 한 가지 핵심은 과도한 개입입니다. 저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가 물웅덩이 앞에 서 있을 때 바로 안아서 건너뛰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행동이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Problem-Solving Ability)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문제 해결 능력이란 낯설거나 불편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하는 능력인데, 이것이 부족한 아이는 새로운 자극을 만날 때마다 불안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둘째 아이를 키울 때는 의도적으로 개입을 줄였습니다. 처음 보는 물체나 소리 앞에서 아이 스스로 탐색하고 반응할 시간을 줬습니다. 청각이 예민한 아이가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라지 않도록 환경 자체를 조용하게 유지하는 노력도 했습니다. 그 결과 둘째 아이는 산책 중 낯선 자극을 만나도 잠깐 멈추고 확인한 뒤 스스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제 경험상 이 차이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개입 하나하나가 쌓인 결과라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사회화(Socialization)라는 개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화란 강아지가 다양한 환경, 사람, 소리, 상황에 노출되면서 그것에 익숙해지고 적절히 반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사회화 시기는 생후 3주에서 12주 사이가 가장 결정적이지만, 그 이후에도 하나씩 자극을 소개하며 지속적으로 훈련하면 성인견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반려동물아카데미). 다만 모든 자극에 예민했던 아이가 단번에 모든 것에 무감각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오토바이에 예민하다면 오토바이부터 집중하고, 그다음 킥보드, 자전거 순서로 하나씩 넓혀가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결국 강아지의 행동 범위를 넓혀주는 것이 아이를 위한 교육의 목적입니다. 아이가 다양한 상황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늘고, 함께 누릴 수 있는 삶이 풍성해집니다. 그 시작점이 견주의 감정 관리이고, 불필요한 개입을 줄이는 것이며, 일관된 방식으로 대하는 것이라는 걸 두 아이를 키우면서 배웠습니다.
두 마리를 비교해보면 정말 극명합니다. 첫째는 지금도 특정 상황에서 예민하게 반응하고, 둘째는 낯선 환경에서도 비교적 침착합니다. 타고난 기질이 달랐을 수도 있지만, 제가 대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 가장 큰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성격을 탓하기 전에 제 행동을 먼저 돌아보는 것, 그것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봐야 할 질문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반려동물 행동 교정 조언이 아닙니다. 아이의 공격성이나 불안 행동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 훈련사와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